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한다
영국의 금융업자, 무역가인 토머스 그레샴(Thomas Gresham)이 1558년 즉위한 영국 여황 엘리자베스 1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그레셤의 법칙(Gresham’s Law)이라고 부르는 이 말은한글로만 보면 언뜻 이해가 안되는데, 영어로는 ”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로 즉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몰아낸다 라는 뜻이다. 여기서 구축(驅逐)이라는 말은 쫓아낸다 라는 뜻이다. 적의 배를 쫓아내는 구축함(驅逐艦)과 같은 단어이다.
과연 어떤 돈이 악화이고 어떤 돈이 양화란 말인가? 토머스 그레셤이 살았던 시대에는 실제 은이나 동으로 화폐를 만들어 사용했다. 즉 은의 순도가 떨어진 은화가 악화이고, 은의 순도가 높은 은화는 양화인 것이다. 하지만 순도와 상관 없이 은화의 교환가치는 동일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순도가 높은 은화를 보관하고 순도가 낮은 은화 만을 거래할 때 사용하였다.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양화는 유통이 안되고 악화만 유통이 되게 되었다.
그레셤은 엘리자베스 1세에게 아버지인 헨리 8세처럼 질 낮은 금속으로 화폐를 주조해 통화의 질을 떨어뜨릴 것을 주장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렇게 해야 화폐 발행을 통해 정부가 재정 수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레셤은 당시 금융 제도를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현물가치가 있는 화폐본위제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현상이었으며, 지폐 본위제도에선 더 이상 그레셤의 법칙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대에서도 우리는 그레셤의 법칙(Gresham’s Law)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가령, 모임에 부정적이고 다른 멤버들의 행동을 지적하는 글을 주로 쓰는 사람이 두세 명 있으면 긍정적인 멤버들이 탈퇴하게 되고 그 모임에는 악화들만 남게 되는 현상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인생을 살면서 양화는 못되더라도, 최소한 악화는 되지 말아야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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